여름의 길목에서
초록의 싱그러움이 짙어질 때쯤
봄은 조용히 옷자락을 거두고
계절은 서둘러 다음 정거장으로 향합니다.
한낮의 햇살은 제법 묵직해지고
스치는 바람 끝에는
익어가는 풀냄새가 묻어나는 곳,
우리는 지금 여름의 길목에 서 있습니다.
아직은 봄의 다정함이 그리운 듯
그늘 속 바람은 서늘하게 번지지만,
매미들의 가벼운 기척과
푸르게 달아오르는 나뭇잎들은
이미 뜨거운 계절의 시작을 알립니다.
마주한 계절의 문턱에서
지나온 봄의 화사함을 가슴에 묻고,
새롭게 밀려드는 초록의 파도를 향해
두 팔을 활짝 벌려 봅니다.
가장 뜨겁고 가장 찬란할
그 계절의 문이, 지금 열리고 있습니다.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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